I. 말라리아원충 (Plasmodium spp.)
1. 개요
말라리아원충은 인류 역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알려져 온 기생충으로, 그 기원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이름은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되었으며, ‘mal’은 나쁜을 의미하고 ‘arid’는 공기를 뜻합니다. 이는 과거 사람들 사이에서 나쁜 공기로 인해 질병이 발생한다고 믿었던 것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기생충 질환으로, 1880년 프랑스의 의사 알퐁스 라베란(Alphonse Laveran)이 최초로 Plasmodium malaria 원충을 발견하였습니다. 이후 1890년에는 Plasmodium vivax가, 1897년에는 Plasmodium falciparum이 발견되었으며, 1922년에는 Steppens가 Plasmodium ovale를 발견하게 됩니다. 1948년에는 Short가 인체 내에서 전 적혈구기(pre-erythrocytic stage)가 존재함을 증명하며, 말라리아의 생명 주기에 대해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됩니다.
말라리아는 모든 형태가 모기(Anopheles spp.)에 의해 전파되며, 이로 인해 각종 증상이 발생합니다. 특히, 고열과 빈혈 등 여러 가지 질병을 동반하게 됩니다. 1902년, 로널드 로스(Sir Ronald Ross)는 말라리아의 전파 경로를 규명하여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현재 약 33억 인구가 말라리아 위험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매년 3억에서 5억 명이 감염되고 있습니다. 이 중 약 20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망자의 87%는 아프리카 지역의 어린이들입니다. 또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에서 보고된 수입성 말라리아 환자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Plasmodium falciparum 115명(41.5%), Plasmodium vivax 102명(36.8%), Plasmodium vivax와 Plasmodium falciparum 혼합 10명(3.6%), Plasmodium malariae 7명(2.5%), Plasmodium ovale 3명(1.1%), 그리고 미상 40명(14.5%)입니다.
2. 인체 기생 말라리아원충 분포
말라리아원충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각기 다른 지역에서 발견됩니다. 삼일열원충(Plasmodium vivax)은 주로 온대 지역에서 발견되며, 사일열원충(Plasmodium malariae)은 열대와 온대 지역에서 발견됩니다. 열대열원충(Plasmodium falciparum)은 주로 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며, 난형열원충(Plasmodium ovale)은 온대 지역에 주로 분포합니다. 한국에서는 삼일열원충, 사일열원충, 열대열원충의 세 종류가 인체 감염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현재 가장 문제되는 것은 삼일열원충(Plasmodium vivax)입니다.
3. 포자충류 성장과정의 각종 용어
포자충류의 성장 과정에는 여러 중요한 용어가 있습니다.
Sporogony(포자생식): 모기 체내에서 일어나는 유성생식 과정을 의미하며, 이 과정에서 포자소체가 형성됩니다.
Zygote(접합체): 자성생식체와 웅성생식체가 결합하여 형성되는 세포로, 말라리아 생명의 첫 단계입니다.
Ookinete(단상접합자): 접합체가 충모양으로 변형되어 운동성을 가지게 되는 과정으로, 모기 체내에서 말라리아 원충의 수정형입니다.
Oocyst(낭포체): 접합체가 둥글게 뭉친 상태로, 이 단계에서 포자생식이 진행됩니다.
Sporocyst(포자낭): 내부에 포낭체가 형성된 낭포체로, 감염력이 있는 형태로 변합니다.
Sporozoite(포자소체): 감염형으로, 포자낭 안에서 형성되어 모기의 타액선에 존재하며, 이를 통해 인체에 침입하게 됩니다.
Schizogony(포자충체의 무성생식): 척추 동물인 숙주 내에서 일어나는 무성생식으로, 이 과정에서 Trophozoite가 생성됩니다.
Trophozoite(영양형): 적혈구(RBC) 내에서 발견되는 영양기 형태로, 한 개의 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Schizont(분열체): Trophozoite가 완전히 성숙한 상태로, 내부에서 핵이 분열합니다.
Merozoite(분열소체): Schizont에서 세포 파괴 후 방출되는 분자체로, 다시 적혈구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Gametocyte(생식모세포): 성은 있으나 미성숙 세포로,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cell인 macrogametocyte와 ♂-cell인 microgametocyte입니다.
Gamete(생식모): 성이 구별된 성숙 세포로, macrogamete(♀)와 microgamete(♂)로 나뉩니다.
2. 생활사 (Life Cycle)
말라리아원충은 두 가지 숙주를 필요로 하는 기생충입니다. 종숙주는 모기이고, 중간숙주는 사람입니다. 이 기생충의 생활사는 두 가지 주요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기 체내에서의 유성생식(sporogony)과 인체 내에서의 무성생식(schizogony)입니다.
1) 모기 체내의 생활사 (Sporogony Life Cycle)
모기가 사람의 혈액을 흡혈할 때, 인체 내에 존재하는 웅성생식모세포(microgametocyte)와 자성생식모세포(macrogametocyte)가 모기의 체내로 침입하게 됩니다. 이들 세포는 각각 웅성생식세포(microgamete)와 자성생식세포(macrogamete)로 분화됩니다.
모기의 위장에서, 수컷 모기의 편모방출(exflagellation) 과정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두 생식세포가 수정되어 접합체(zygote)가 형성됩니다. 이후 접합체는 운동접합체(ookinete)로 변형되며, 모기의 위 내벽에 부착하여 낭포체(oocyst)로 성장합니다. 이 낭포체는 두 개의 포자낭(sporocyst)으로 나뉘고, 각 포자낭에서 4개의 포자소체(sporozoite)가 유리됩니다. 이 포자소체는 모기의 타액선(salivary gland)으로 이동하고, 모기가 다시 흡혈할 때 사람에게 감염됩니다.
2) 인체 내의 생활사 (Schizogony Life Cycle)
이제 Anopheles sp. 모기의 암컷이 흡혈을 통해 포자소체(sporozoite)를 사람의 혈류로 주입합니다. 흡혈 후 약 30분 정도 지나면, 포자소체는 간(liver)의 실질 세포에 침입하게 됩니다.
① 전적혈구기 (Pre-erythrocytic Stage): 잠복기
간 세포에 침입한 포자소체는 발육과 증식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분열이 이루어져 분열소체(merozoite)가 생성됩니다. 이때 간 세포막이 파괴되고, 새로운 간 세포에 다시 침범하게 됩니다. 이때 생성된 분열체를 Cryptozoite라고 하며, 이 과정은 대략 7~8일 정도 소요됩니다. 이후 증식된 metacryptozoite가 혈류로 방출되며, 이들은 적혈구 내에서 무성생식을 시작하게 됩니다.
② 적혈구기 (Erythrocytic Stage): 무성생식기
이제 metacryptozoite는 적혈구 내에서 여러 형태로 변형됩니다. 초기에는 윤상체(ring form)와 영양형(trophozoite form)으로 변환되며, 점차 자라면서 아메바상(ameboid form)을 거쳐 분열체(schizont)로 발전합니다. 이때 핵의 분열이 시작되며, 여러 개의 핵이 형성되어 분열소체(merozoite)가 생성됩니다. 생성된 merozoite는 적혈구를 파괴하고 혈류로 유출되어 새로운 적혈구에 침입합니다.
이 과정에서 무성생식이 반복되며, 일부 merozoite는 적혈구 내에서 생식모세포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생식모세포는 다시 웅성생식모세포(microgametocyte)와 자성생식모세포(macrogametocyte)로 나뉘고, 이들은 모기가 흡혈할 때 모기 체내로 침입하게 됩니다. 침입하지 못한 생식모세포는 변성되거나 식작용에 의해 파괴됩니다.